공간의 공포《호컴(Hokum)》은 아일랜드 출신 다미안 맥카시 감독이 연출한 포크 호러 영화입니다.다미안 맥카시는 《경고》와 《오디티》에서 갑작스러운 자극보다 침묵과 공간, 인물의 심리를 이용해 천천히 불안을 키우는 공포를 보여줬습니다.그래서 저는 《호컴》 역시 무엇이 나타날까를 기다리는 영화라기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조차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라는 점에 먼저 눈길이 갔습니다.이야기는 베스트셀러 작가 옴 바우만이 세상을 떠난 부모의 유골을 안치하기 위해 아일랜드 깊은 숲 속의 외딴 호텔을 찾으면서 시작됩니다.공교롭게도 이곳은 부모가 신혼여행을 보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처음에는 부모의 흔적을 찾아온 공간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호텔은 추억을 되새기는 장소가 아니라 옴이 알지 못했던 과거와 마주하는 ..
위장취업tvN 드라마 《언더커버 미스홍》은 1990년대 세기말 증권가를 배경으로, 엘리트 증권감독관이 신입사원으로 위장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레트로 오피스 코미디입니다.박신혜가 연기하는 홍금보는 서른다섯 살의 엘리트 증권감독관입니다.대형 증권사의 수상한 비자금 흐름을 추적하던 그는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스무 살 신입사원 홍장미로 신분을 위장해 증권사에 잠입합니다.잘 나가던 감독관이 하루아침에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사원이 되어야 한다는 설정부터 재미있습니다.직급도, 경력도, 나이도 숨겨야 하고 자신보다 경험이 부족한 사람에게 지시를 받아도 함부로 나설 수 없습니다.처음에는 이 설정이 단순히 박신혜의 코믹 연기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처럼 보입니다.하지만 조금 다르게 보면 서른다섯 살의 여성이 스무 살의 신..
오메가의 세계영화 《지느러미》는 남과 북이 통일된 근미래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디스토피아 SF 영화입니다.하지만 통일 이후 더 나은 세상이 찾아온 것은 아닙니다.환경오염으로 바다와 공기는 망가졌고, 오염된 바다를 차단하기 위해 한반도 주변에는 거대한 장벽이 세워져 있습니다.그리고 이 세계에는 인간과 조금 다른 존재들이 살아갑니다.유전적 돌연변이로 몸에 지느러미가 생겨난 사람들, 이른바 오메가입니다.오메가들은 인간에게 위험한 존재로 취급되면서도 독성 폐기물을 수거하는 위험한 노동에는 동원됩니다.사회는 그들을 두려워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이용합니다.저는 이 설정에서 가장 먼저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이 모순이었습니다.정말 위험한 존재라면 왜 가장 위험한 일을 그들에게 맡기는 걸까요.어느 날 ..
궁궐의 공포《동궁》은 조선 시대 궁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크 판타지·미스터리·오컬트 사극입니다.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사극과는 출발부터 조금 다릅니다.왕위 계승이나 당파 싸움이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라, 왕세자가 머무는 동궁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귀(鬼)가 출몰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귀신의 세계를 넘나들며 칼로 귀를 벨 수 있는 구천과 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궁녀 생강은 왕의 비밀스러운 부름을 받습니다.궁궐 안에서 계속되는 기이한 사건의 원인을 찾아달라는 것입니다.처음에는 저 역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퇴마물 정도로 생각했습니다.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저는 오히려 왜 하필 귀신이 나타나는 장소가 궁궐이어야 했을까라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궁궐은 조선에서 가장 화려하고 안전해 보여야..
살아남은 자의 변화《킬러들의 쇼핑몰》은 강지영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을 원작으로 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시즌1은 삼촌 정진만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들은 조카 정지안이 정체를 알 수 없는 킬러들에게 쫓기며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였습니다.제한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 총격과 드론 공격, 킬러들의 습격이 이어지고 지안은 어린 시절 삼촌에게 배웠던 생존법을 하나씩 떠올립니다.그리고 시즌1 마지막,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정진만이 살아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끝났습니다.저는 시즌1을 다시 생각해 보면 이 반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지안의 변화였다고 생각합니다.처음의 지안은 자신이 왜 공격받는지도 모른 채 살아남아야 했던 인물이었습니다.삼촌이 어떤 일을 했는지, 머더헬프가 ..
워킹맘의 이중생활유부녀 킬러는 배우 공효진이 2011년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이후 약 15년 만에 MBC로 복귀하는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지난해 출연한 tvN 별들에게 물어봐 이후 선택한 차기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와 현실적인 생활 연기로 사랑받아온 공효진이 이번에는 액션과 코미디를 동시에 소화하는 킬러로 변신한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동명의 인기 카카오웹툰을 원작으로 한 유부녀 킬러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을 가진 워킹맘의 이중생활을 그린 액션 코미디 드라마입니다.공효진이 연기하는 유보나는 두루미전자 영업 3팀 부장입니다. 회사에서는 뛰어난 실적을 자랑하는 능력 있는 직장인이지만, 그녀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또 하나의 직업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