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의 세계영화 《지느러미》는 남과 북이 통일된 근미래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디스토피아 SF 영화입니다.하지만 통일 이후 더 나은 세상이 찾아온 것은 아닙니다.환경오염으로 바다와 공기는 망가졌고, 오염된 바다를 차단하기 위해 한반도 주변에는 거대한 장벽이 세워져 있습니다.그리고 이 세계에는 인간과 조금 다른 존재들이 살아갑니다.유전적 돌연변이로 몸에 지느러미가 생겨난 사람들, 이른바 오메가입니다.오메가들은 인간에게 위험한 존재로 취급되면서도 독성 폐기물을 수거하는 위험한 노동에는 동원됩니다.사회는 그들을 두려워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이용합니다.저는 이 설정에서 가장 먼저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이 모순이었습니다.정말 위험한 존재라면 왜 가장 위험한 일을 그들에게 맡기는 걸까요.어느 날 ..
궁궐의 공포《동궁》은 조선 시대 궁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크 판타지·미스터리·오컬트 사극입니다.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사극과는 출발부터 조금 다릅니다.왕위 계승이나 당파 싸움이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라, 왕세자가 머무는 동궁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귀(鬼)가 출몰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귀신의 세계를 넘나들며 칼로 귀를 벨 수 있는 구천과 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궁녀 생강은 왕의 비밀스러운 부름을 받습니다.궁궐 안에서 계속되는 기이한 사건의 원인을 찾아달라는 것입니다.처음에는 저 역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퇴마물 정도로 생각했습니다.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저는 오히려 왜 하필 귀신이 나타나는 장소가 궁궐이어야 했을까라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궁궐은 조선에서 가장 화려하고 안전해 보여야..
살아남은 자의 변화《킬러들의 쇼핑몰》은 강지영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을 원작으로 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시즌1은 삼촌 정진만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들은 조카 정지안이 정체를 알 수 없는 킬러들에게 쫓기며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였습니다.제한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 총격과 드론 공격, 킬러들의 습격이 이어지고 지안은 어린 시절 삼촌에게 배웠던 생존법을 하나씩 떠올립니다.그리고 시즌1 마지막,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정진만이 살아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끝났습니다.저는 시즌1을 다시 생각해 보면 이 반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지안의 변화였다고 생각합니다.처음의 지안은 자신이 왜 공격받는지도 모른 채 살아남아야 했던 인물이었습니다.삼촌이 어떤 일을 했는지, 머더헬프가 ..
워킹맘의 이중생활유부녀 킬러는 배우 공효진이 2011년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이후 약 15년 만에 MBC로 복귀하는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지난해 출연한 tvN 별들에게 물어봐 이후 선택한 차기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와 현실적인 생활 연기로 사랑받아온 공효진이 이번에는 액션과 코미디를 동시에 소화하는 킬러로 변신한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동명의 인기 카카오웹툰을 원작으로 한 유부녀 킬러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을 가진 워킹맘의 이중생활을 그린 액션 코미디 드라마입니다.공효진이 연기하는 유보나는 두루미전자 영업 3팀 부장입니다. 회사에서는 뛰어난 실적을 자랑하는 능력 있는 직장인이지만, 그녀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또 하나의 직업이 있습니다..
다시 뭉친 멤버들《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2006년 공개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정식 후속작으로, 약 20년 만에 다시 돌아온 작품입니다.저는 1편이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유가 화려한 패션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앤디가 자신이 원하는 삶과 성공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습은 패션 업계가 아니더라도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후속 편에서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까지 주요 배우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입니다.하지만 저는 속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반가움보다 걱정이 먼저 들었습니다.20년 전 이미 깔끔하게 끝난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일이 과연 필요할까 싶었기 때문입니다.그런..
곡성 이후 10년《호프》는 나홍진 감독이 2016년 《곡성》 이후 10년 만에 선보인 장편 영화입니다.《추격자》, 《황해》, 《곡성》을 통해 강렬한 스릴러와 공포를 보여줬던 나홍진 감독이 이번에는 SF라는 전혀 다른 장르로 무대를 옮겼습니다.처음에는 저도 나홍진 감독이 외계 존재를 다루는 SF를 만든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궁금했습니다.하지만 영화를 들여다볼수록 장르는 달라졌어도 감독이 계속 던져왔던 질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인간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를 만났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가.저는 이 질문이 《호프》를 단순한 외계 생명체 영화와 다르게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영화의 배경은 비무장지대 인근의 외딴 마을 호포항입니다.평범했던 마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나타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