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세대의 얼굴《아임 스틸 히어》에서 가장 먼저 눈길이 갔던 것은 에우니시라는 한 인물을 두 명의 배우가 나눠 맡았다는 점입니다.장년의 에우니시는 페르난다 토레스가, 노년의 에우니시는 페르난다 몬테네그로가 연기합니다. 그런데 두 배우는 실제로 모녀 사이입니다.이 캐스팅이 더욱 흥미로운 이유는 페르난다 몬테네그로가 월터 살레스 감독의 《중앙역》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라는 점입니다.오랜 시간이 흐른 뒤 그의 딸 페르난다 토레스가 같은 감독의 작품에서 한 여성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고, 어머니는 그 인물의 노년을 연기합니다.저는 이 선택을 보면서 한 사람의 기억이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이 영화의 이야기와 묘하게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아임 스틸 히어》는 브라질 작가 마르셀루 후벤스 파이바가 자신의 가족..
줄거리오랜만에 모인 일곱 명의 친구들이 저녁 식사를 함께합니다.집들이 겸 마련된 자리에서 한 사람이 장난스러운 제안을 던집니다.저녁을 먹는 동안 걸려오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까지 휴대폰으로 오는 모든 내용을 함께 공개하자는 게임입니다.다들 웃으며 흔쾌히 동의합니다. 자신에게는 숨길 것이 없다고 자신하면서 말입니다.휴대폰들이 테이블 위에 하나둘 올라옵니다.처음에는 장난스러운 문자와 별것 아닌 전화들이 오가며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가 달라집니다.전화 한 통, 메시지 하나가 도착할 때마다 그동안 숨겨왔던 비밀들이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부부 사이의 거짓말부터 가장 친한 친구에게조차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까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이 하나둘 드러..
줄거리아서 플렉은 광대 분장을 하고 거리에서 일하는 남자입니다.그는 감정과 무관하게 발작적으로 웃음이 터지는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약을 처방받지만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습니다.늙은 어머니를 부양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그의 꿈은 코미디언이 되는 것입니다.하지만 세상은 그의 웃음도, 그의 존재도 진지하게 바라봐주지 않습니다.고담시는 쓰레기 파업으로 거리가 엉망이 되고 빈부 격차는 점점 벌어집니다. 아서는 그 도시에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그러던 어느 날 지하철에서 자신을 조롱하던 세 남자를 총으로 쏘게 됩니다.이 사건을 계기로 아서의 삶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복지 예산 삭감으로 상담과 약 처방이 끊기고, 그가 믿고 있던 관계와 진실도 하나씩 무..
줄거리결혼 5주년 기념일 아침, 아내 에이미가 갑자기 사라집니다.집 안은 어딘가 부자연스럽게 어질러져 있고, 남편 닉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합니다.그런데 수사가 진행될수록 모든 정황이 하나같이 닉을 가리키기 시작합니다.닉은 결백을 주장하지만 평소 그의 무심한 태도와 어색한 인터뷰 장면이 방송을 타면서 여론은 순식간에 그를 범인으로 몰아갑니다.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방송과 인터넷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재판이 시작된 셈입니다.여기에 에이미가 과거에 남긴 일기가 하나둘 공개되면서 관객은 닉의 현재와 에이미의 과거를 오가며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을 다시 짜 맞추게 됩니다.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이 질문 하나로 두 시간이 넘는 이야기가 빠르게 흘러갑니다.그리고 결말을 알고 나면 처음에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들이 전혀 ..
줄거리엄마 옥실과 세 딸 장주, 영주, 동주에게는 8년 동안 지워지지 않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수학여행을 떠난 뒤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입니다.가족은 경주의 생일을 맞아 단체 티셔츠까지 맞춰 입고 경주로 여행을 떠납니다.여기까지만 보면 세상을 떠난 가족을 추억하기 위한 조금은 슬픈 가족여행처럼 보입니다.하지만 이들이 타고 가는 봉고차 트렁크에는 낯선 남자가 실려 있습니다.여행은 겉모습일 뿐, 이들이 오랫동안 품어온 진짜 목적은 복수입니다.이 설정에서 흥미로운 것은 누구에게 복수하는가 보다 남겨진 가족이 왜 직접 복수에 나설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질문입니다.가족을 잃은 사람에게 8년이라는 시간은 상처를 잊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을까요.오히려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상실과 분노가 한 가족을 어디까지 밀어..
줄거리《워페어》의 배경은 2006년 이라크 라마디입니다.미국 네이비 씰 알파 원 소대는 야간 정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현지의 2층 주택을 점거하고 관측 초소로 사용합니다.통신병 레이 멘도자는 공중 지원팀과 교신하고 저격수들은 창밖의 움직임을 감시합니다.처음에는 모든 상황이 통제되는 것처럼 보입니다.하지만 공격이 시작되고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적을 감시하던 임무는 어느 순간 중상을 입은 동료들을 데리고 살아서 빠져나가는 일로 바뀝니다.영화는 2006년 라마디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과 당시 대원들의 기억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여기까지만 보면 고립된 부대의 생존을 그린 익숙한 전쟁영화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워페어》는 인물들의 과거를 길게 설명하며 감정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