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잘못《끝까지 간다》를 다시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배우는 역시 이선균입니다. 저는 이선균이라는 배우를 참 좋아했습니다. 특유의 목소리도 좋았고, 힘을 주지 않는 것 같은데도 인물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연기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보면 재미와는 별개로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영화 속 고건수는 처음부터 정의롭고 반듯한 경찰은 아닙니다. 어머니의 장례식 날 감찰반의 수사까지 받게 되고, 정신없이 차를 몰고 가다가 사람을 치는 사고를 냅니다. 여기 까지라면 끔찍하지만 한순간의 사고입니다. 문제는 바로 그다음부터 시작됩니다.건수는 신고하고 책임지는 대신 사고를 감추는 쪽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그 한 번의 선택 때문에 다음 선택은 더 나빠집니다. 시신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고, ..
두 배우의 연기 대결맷 데이먼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가 좋아하는 두 배우가 한 영화에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디파티드는 보기 전부터 반은 성공한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스타 둘을 한꺼번에 본다는 재미보다 훨씬 진한 게 남았습니다. 두 사람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숨 막히는 긴장을 만들어내고 있었거든요.디카프리오가 맡은 빌리 코스티건은 경찰인데 범죄조직에 잠입해 범죄자로 삽니다. 맷 데이먼이 맡은 콜린 설리번은 경찰 조직에서 인정받는 엘리트인데, 실은 프랭크 코스텔로에게 정보를 넘기는 조직의 첩자입니다. 경찰이면서 범죄자처럼 살아야 하는 남자와, 범죄자 편이면서 경찰처럼 살아야 하는 남자. 설정만 들어도 두 사람의 얼굴이 궁금해집니다.저는 특히 디카프리오의 불안이 좋았습니다. 언제 정체가 들..
용서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을까《밀양》에서 신애는 남편을 잃은 뒤 아들 준과 함께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옵니다. 새로운 곳에서 피아노 학원을 열고 다시 살아보려 하지만, 그곳에서 또다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겪습니다. 아들이 유괴된 뒤 결국 죽은 채 발견된 것입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아이를 잃는 사건 자체도 끔찍했지만, 그 이후 신애가 범인을 만나러 가는 과정이 훨씬 더 강하게 남았습니다. 신애는 모든 것이 무너진 뒤 종교에 기대기 시작하고, 자신도 조금씩 평안을 찾았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교도소에 있는 범인을 직접 찾아가 용서하겠다고 마음먹습니다.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신애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아이를 죽인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일까. 나라면 절대 하지 못할 것 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