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복수《악마를 보았다》는 처음부터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장경철이 수현의 약혼녀를 살해하면서 시작되는 사건부터 너무 잔인하고, 최민식이 연기한 장경철은 쉽게 이해하거나 동정할 여지가 거의 없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현이 이 사람을 찾아내서 제대로 벌을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저도 원래 영화에서는 나쁜 사람이 결국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권선징악의 결말을 좋아하는 편이라 처음에는 수현의 복수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했습니다.그런데 수현이 선택한 복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방식과 다릅니다. 장경철을 찾아내 바로 끝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준 뒤 풀어주고, 다시 찾아가 고통을 주는 일을 반복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잔인하..
한 번의 잘못《끝까지 간다》를 다시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배우는 역시 이선균입니다. 저는 이선균이라는 배우를 참 좋아했습니다. 특유의 목소리도 좋았고, 힘을 주지 않는 것 같은데도 인물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연기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보면 재미와는 별개로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영화 속 고건수는 처음부터 정의롭고 반듯한 경찰은 아닙니다. 어머니의 장례식 날 감찰반의 수사까지 받게 되고, 정신없이 차를 몰고 가다가 사람을 치는 사고를 냅니다. 여기 까지라면 끔찍하지만 한순간의 사고입니다. 문제는 바로 그다음부터 시작됩니다.건수는 신고하고 책임지는 대신 사고를 감추는 쪽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그 한 번의 선택 때문에 다음 선택은 더 나빠집니다. 시신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고, ..
